인생을 절약(節約)하라 (기사 출처: 한국경제신문)

2008.09.03·by 서병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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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최고 경영자들은 어떤 경영철학이 몸에 배어 있을까?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을 꼽자면 마쓰시타 고노스케란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일본 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이자 전설적인 경영인이다. 그가 78살 때 은퇴를 앞두고 기자들 앞에 서게 되었다.

그의 퇴임을 축하하는 자리. 경영자라면 누구나 이런 영광스런 은퇴 무대를 꿈꾸기에 일본 열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축하 현수막과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고, 기자들의 카메라 후레쉬가 멈출 새 없이 터졌다. 취재진의 간단한 질문이 이어지고 마무리되어갈 즈음에 한 젊은 기자가 당돌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소학교 4학년을 중퇴한 학력으로 어떻게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을 일굴 수 있었습니까?”

온 일본 열도가 숨을 죽이고 귀를 세웠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짧게 대답했다.

“나는 인생을 절약(節約)했습니다.”

기자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영문을 몰라 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쉽게 풀이해주십시오.”

그러나 마쓰시타는, “그 말은 당신들이 알아내야 합니다.”라며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기자들은 본사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인생을 검소하게 살았다.’고 타전했다. ‘절약’을 말 그대로 검소로 받아들인 것이다.

절약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돈, 시간을 절약해가며 근면검소하게 살았다는 말도 되지만, 나쁘게 말하면 인색하게 살았다는 뜻도 된다. 아껴 쓰면 구두쇠 부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과연 세계 굴지의 큰 기업을 이룰 수 있을까. 그래서 그동안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절약’이라는 말은 수수께끼처럼 남아 있었다.

나는 한 일본의 방송국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내가 주어진 5분 동안을 혼자 말하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무슨 말을 할까 망설이다가 불현듯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화두처럼 던진 ‘절약’을 풀이하기로 했다.

“절약(節約)의 절(節)은 자기 자신을 절제한다는 말입니다. 돈이 있을 때 돈을 절제할 수 있고, 권력이 있을 때 권력을 절제할 수 있고, 몸이 건강할 때 견강을 절제할 수 있고, 인기가 있을 때 인기를 절제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절제할 수 있는 의지력이 바로 절(節)입니다. 약(約)은 남과 약속을 잘 지키는 것, 즉 신뢰입니다. 그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남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를 신조로 삼아 평생을 지켰던 것입니다.

따라서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나는 인생을 절약했다’고 한 의미는 자신을 절제하고 남과 약속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려고 할 때 큰 힘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잘 알면서도 절제만큼 잊어버리기 쉬운 덕목도 없을 것이다. 절제를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몸에 배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습관이다.

약속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다. 나의 선친은 내게 세 가지 유언을 남겼다. 그중 하나가 ‘남과의 약속은 70%이상 지켜라’였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알겠지만 약속을 반 이상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절제와 약속을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서 자기 영혼이 달라진다. 영혼이 달라져야 비로소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당신은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말한 ‘절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사 출처: 한국경제신문 (차길진의 혼테크 재테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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