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초전(戰初展)

2009.01.30·by 박이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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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글  


살찐 돼지는 보았어도 살찐 새는 보지 못하였다. 돼지는 날개가 없기에 오직 좁은 철장 안에서 에너지 소비는 극도로 절제 되고 오직 살만 불리울 목적으로 벌떡 거리는 심장을 날개 삼아 산다. 하지만 새는 심장과 날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기에 삶의 모럴이 전혀 다른데 있는 것이다. 돼지 입장에서는 느긋하게 누워서 사색하고 쥔장이 털어 주는 음식만 먹고 살면 되기에 별다른 근심도 걱정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새는 하늘을 벗 삼아 나무를 벗 삼아 세상 곳곳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다. 그렇지만 새는 날개 짓을 하지 못하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힘들어도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날개 짓이 필수요 생명을 유지하는데 날개는 신체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돼지의 주검을 보고 시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돼지는 그 목적성이 새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예술에 있어서 관념화되고 고착 되어진 표현과 이론은 마치 돼지의 심장과도 같이 벌떡거리며 뛰고 있는 공허한 심장 박동 소리와 같다. 하지만 새의 날개 짓은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지만 언제나 자유롭고 활기 넘치고 즐겁다. 돼지는 유유자적 꿀꿀 거리면서 여유롭게 노래를 불러대지만 악을 쓰고 있는 것인지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본능적이면서 현실적인 표현 방식으로 노래만 불러 댈 뿐이다. 결국 비대해진 활자와 잉크로 부풀려진 이론서는 관념화된 아방가르드의 기름진 본능으로 치장된 돼지의 두터운 삼겹살에 비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의 본능적 표현 욕구는 자신이 직접 입맛에 맞는 먹이를 찾아야하고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수백 수 천회의 날개 운동으로 중력이란 과부하를 견뎌내고 한계를 거슬러 비행해야하는 자가 생산적 소통방식으로 돼지의 본능적 관념을 일탈하는 포스트모던이즘의 정신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쉼 없는 날개 짓과 지지배배 지저귐은 상호 소통의 방식으로 유용하게 이용되는 통신 수단이자 포스트모던이즘의 이상적 소통 방식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이즘의 취약함은 목적지를 쉼 없이 찾기 위해 날개 짓을 해야 하는 새처럼 생존을 위한 에너지만을 필요로 한다는데 있다. 이는 미적 활동에 있어서 신체 혹은 정신의 건강한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선별하는 기계장치와도 같은 것이다.

결국 포스트모던이즘은 새의 화려한 날개 짓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하늘을 돋보이게 하기위한 존재로 수많은 관료나 명사들의 시선을 즐겁게 하여주는 춤에 불과한 것이며, 하늘을 날고 있는 새를 바라보는 것은 심미, 즉 정신에 기반을 둔 까닭으로 교묘하게 은폐하고 미화하여 화려한 날개만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좁은 우리 속에서 벌떡 거리는 심장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방가르드는 관념화된 욕구를 기반으로 자가 생산적 기능을 상실한 체 비대해지는 정신과 육체를 이끌고 우리 속만을 어슬렁거리고 있을 뿐이다. 이제 예술가의 신체와 정신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하였고 목적지가 없는 날개 짓으로 안착할 장소가 없이 하늘을 떠도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버렸으며, 좁은 철장 안에서 비대해져만 가는 정신과 육체를 지탱하기 위해서 인슐린 주사를 처방 받아야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공 라운지에서 적당하게 익혀진 맛난 비프스테이크를 시켜 먹으며 화려한 날개로 치장한 무희들의 춤을 구경하게 될 것이다. (박李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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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1

  • 서병익 2009.01.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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