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레노와의 첫 만남

2012.02.24·by 강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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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정오 무렵, 설레임을 안고 묵직한 유리문을 밀면서 서병익오디오를 찾았다. 늘 보아왔듯 청룡과 백호 스피커를 좌우에 거느리고 당당하게 중앙에 서 있는 오디오장이 눈에 들어왔고 서선생님께서 반가이 맞아 주셨지만, 눈과 마음은 쎄레노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쎄레노! 사실 이놈은 나를 두번 (앞으로 몇 번 더 일지는 모르지만) 당황하게 만들었다. 첫번째는 내가 주문한 걸 이렇게 빨리 제작해 주시다니 하면서 눈물까지 핑 돌며 갔는데, 서선생님은 이런 기대를 단번에 무너뜨렸다.  곧 있을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이라고...(정말 쟈니리 선생의 뜨거운 안녕을 만나자마자 느끼게 했다. -.-) 두번째는 서선생님의 조변석개(?) 같은 배려의 마음이었다.  사실 처음 서선생님께서 공지사항에 올려놓은 쎄레노 설계 계획을 읽고 두 가지가 마음에 걸렸는데, 푸쉬풀과 Negative feedback이 그것이다.  싱글에 의한 자연스럽고 깔끔한 음이 푸쉬풀로 인해 과장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 부귀환에 따른 회로의 안정성이 음원 고유의 특성을 왜곡시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출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푸쉬풀은 너그럽게 용서하더라도 부귀환 만큼은 어떻게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졸라 봐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전전긍긍했는데...서선생님은 하루아침에 무우 자르듯이 무귀환으로 회로구성을 완성해 버리셨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작업실에 글을 올리신 것이다. 정말로 요즘 뜨는 개그 프로그램의 "캄사합니다"가 저절로 입술을 비집고 배어 나왔다. 아무튼 Feedback 없이 진공관 고유의 소리가 우러나올 수 있도록 회로 구성을 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견해일 뿐으로 부귀환에 의한 회로와 음의 안정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기 때문에 부귀환에 의한 회로 구성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님을 밝히고 싶다) 가지고 간 째즈와 라흐마니노프 CD를 걸어 놓고 서선생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갓 세상을 나온 쎄레노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몇 컷을 건졌다.  조명이 좋지 않은 관계로 원하는 만큼의 화질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 만 해서 여기에 올려본다. 쎄레노의 또 하나의 선물은 5극관에 의한 울트라리니어 결선과 3극관 결선을 골라서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푸쉬풀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울트라리니어, 어쩌면 EL34 싱글 같은 음색을 전달하는 Triode! 최근 서병익 오디오의 대부분의 제품에 적용된 전원 스위치. 진공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주 예쁘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전원이 켜지면 진공관의 은은한 불빛과 함께 스위치 위에 원형의 빠알간 테두리를 만들어 준다.  (아주 귀엽고 재미적인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가미된 스위치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 주문한 제품이 완성되면 에이징하면서 사용후기까지 올릴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소망을 안고 쎄레노와의 첫 만남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마무리해 본다.  회로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시느라 여러모로 고민하셨을 서선생님께도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사진은 무단으로 올린 것이므로 서선생님께서 마음에 안 드시면 삭제해 주세요. 용량 압박이 있겠지만 사진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도록 크게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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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2

  • 서병익 2012.02.24 19:12

  • 최경수 2012.02.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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