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2016.12.28·by 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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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은 가 보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산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용기를 내어 서병익 오디오를 방문 하려고 서선생님이랑 전화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하필 방문 한다는 날 아침 부터 비가 종일 내린다.

워낙 먼길이라 다음날로 기약을 하려 했는데 첫 전화 대면이었지만 너무 인자하게 응대 해 주시는

서선생님과의 약속을 미루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출발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비만 오는게 아니라 안개까지 끼어서 시계 확보가 참 힘들었던 하루.


하지만 서선생님을 첨 뵙고 늘 홈페이지에서 글로만 접하던 선생님의 철학이 얼굴에 깃든 미소로 반가히 맞아 주셨다. 사모님께서 끓여 주신 커피 한잔은 긴 시간 조바심 내며 운전한 피로를 한번에 날려 준 따뜻함이었다.


청음실에 쭈욱 나열 돼 있는 각종 앰프들을 보며 왜 진작 이 곳을 몰랐을까 하는 후회마져 들었고

아날로그 VU 미터가 박힌 앰프들은 나의 감성을 끝까지 잡고 노아 주질 않았다.


짧은 청음 시간이었지만 선생님과 음악과 사진 얘기등 공감대가 함께 하는 얘기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음악을 청취 하다가 갈길이 멀고 비와 안개를 뚫고 날까지 저물면 너무 힘들것 같아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내려 오는 길은 역시나 비와 안개로 날까지 저무니 많이 힘들었지만 청음실에서 듣던 그 따스한 소리들을 기억하며 운전 하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싣고 오는 스피커와 나의 앰프와의 상성을 기대하며 오랜 시간 운전이었지만 설레임과 행복함으로 귀가길을 서둘렀다.


서선생님...

선생님을 뵙고 오디오의 철학을 얘기하는 선생님을 보며 참으로 어울리는 글귀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로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을 혹한에 시달려도 결코 자신의 향기를 팔지 않는다.

 

 

*이 한시(漢詩)는 조선 중기 때의 정치가이며 문인(文人)이었던 신흠(申欽)

 

지은 수필집 야언(野言)에 실려서 전해 오는 시() 중에 한 구절입니다.


이 글귀는 꼭 직접 써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꼭 이런 제작 철학으로 변치 않는 서병익오디오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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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2

  • 서병익 2016.12.28 09:03

    강 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
    먼 길 다녀가시느라 많이 힘드셨지요.....

    말씀나누면서...... 저도 한번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시는 곳이 어려서 듣던 노래에 많이 나오던 곳이라 더 친근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아쉽지만,
    자주 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예술을 하시는 분하고는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거든요... ^^
    좋은 감성에 취하려고요...

     

     

    그리고 많이 바쁘실 텐데......

    그 귀한 것을 제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귀하게 간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돌체 2016.12.29 12:59

    저도 만나 뵈서 참 행복했습니다.

    여유 되시면 언제든 한번 놀러오세요.

    하동 섬진강 토종 재첩국 한 그릇 대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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