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뒤의 시간의 축복...
은퇴한 후, 변해도 너무 변한 시간의 공간을 나누어 볼까합니다.
30여년의 바쁨이 끝나기 전까지 저 자신을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 밖엔 못했었습니다.
아이들 키우고 아내를 존중하고 사는게 다인줄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나니,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엔 너무도 젊디젊습니다.
아이들도 신경쓰이구요.
물론 은퇴 전에 아이들에겐 이젠 삶의 공간을 채우는 시간은 마치고 이후엔 삶의 여백을 넓히려한다고 얘긴했었는데 막상 닥치니 현실은 다르더군요.
혹시 저와 비슷한 처지의 동년배가 계시면 도움이 될까해서 나누고저합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 침대에서 영어회화 공부를 1시간 정도를 합니다. 물론 소리내서 하지요. 그래야 아내도 뭔가 가치있게 시간을 사용한다고 느낄테니까요. 사실은 그보다 30여년을 외국회사에만 근무하다 떠나고보니까 영어능력이 현저히 줄어드는 느낌이 들어서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어나서 이불개고 창문열고 아점을 간단하게 해치웁니다. 저염식과 자극적이지 않은 메뉴로 만들어서 처리하죠. 식사 후 곧바로 설겆이를 마칩니다.
그리곤 앰프에 불을 지피고 예열이 될 때까지 노트북을 켜고 로스팅한 커피를 분쇄해서 모카포트에 담고 불위에 올려 놓습니다.
그리곤 오늘같은경우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솔로곡, 파르티타2번 샤콘느와 쇼팽의 녹턴연주곡 그리고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일단 재생리스트에 넣고 시작합니다. 소리를 좀 올리고 추출된 커피를 컵에 담고 자리로 갖고와 노트북에서 유투브를 열고 오늘 작업할 노래를 검색합니다. 검색되면 악보구입사이트에서 구입한 후, 악보그리기에 들어갑니다.
옆엔 오카리나를 놓고 악보작업 중간 중간에 최근 채보한 곡들을 연주하면서 시간의 탄력을 가져갑니다.
그리곤 목표한 악보를 모두 그리고 나면 오카리나로 2시간 정도 연주연습을 합니다.
오늘은 박애리씨의 쑥대머리와 임재범의 그대있음에 그리고 씨야의 구두 등 여러곡들을 연주해보았습니다.
잠깐 스트레칭을 한 후, 보다 감정이입을 하고 비브라토도 넣고 해서 다시 연습하다보면 오후 5시가 됩니다.
아내가 퇴근할 시간이므로 오기 전에 집안 청소하고 쌀씻어서 밥솥에 올리고 아내를 기다리다 함께 저녁먹고 영화보고 취침에 들기 전 1시간동안 아침에 했던 복습과 내일 할 진도를 미리 예습합니다.
그리곤 지금처럼 내일 그릴 악보를 찾고 노래도 듣고, 이북도보다가 잠이듭니다.
바뀌는거라곤 그릴 악보곡이 바뀌는것과 공부하는 진도가 바뀌는것 그리고 읽는 책들이 바뀌는것 그 외엔 거의 변화가 없는 생활입니다.
아! 가장큰 변화는 음악듣는 장르가 바뀌는 군요. 내일은 요요마와 장한나 등 동양인의 첼로연주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만 총총...
좋은밤 되십시오.
추신: 첨부된 악보는 원본과 함께 오카리나 알토C키에 맞게 조옮김한 악보가 함께있음을 알려드립니다.
Comment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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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익 2020.05.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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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스2 2020.05.22 11:22조수로 써주시면 2003년부터 커피에 빠졌던 그 맛을 서빙도 가능합니다.
커피기호 성향을 알려주시면 기기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다만 자동기기는 제외하십시오! -
서병익 2020.05.22 12:44
예.... 선생님..^^
그런데, 조수로 쓰려고 해도 결격사유가 너무 많아 고민이 깊습니다....
잡다한 것은 모두 빼더라도 저보다 잘 생기신 것이 가장 큰 마이너스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만드신 커피를 마신다 상상해 보니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안 넘어갈 것 같기도 합니다....^^
우선 커피 내리는 적절한 기기를 추천해주시면 얼른 시도해 보겠습니다....
저는 커피가 맛있다기보다는 향기가 좋아 마십니다.....^^ -
파소스2 2020.05.23 14:46ㅎㅎ
역시 선생님의 유모에는 못당합니다.
제 커피 맛 괜찮습니다.
서울의 가로수길의 어느 커피숍의 커피브랜딩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아시는것처럼 커피도 오디오와 다르지 않습니다. 앰프 등이 좋아도 소스가 좋지않으면 안되는것처럼 커피도 생두가 75%이상 결정을 한다고 봅니다.
숍에선 절대적으로 좋은 생두를 사용할 순 없습니다. 그 양을 구입하기도 어렵고 비용도 장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사로이 취미로 마시는 것은 그게 가능하게 해줍니다.
어떤 맛을 좋아하시는지 알려주시면 접근가능하도록 그리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루트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한 주간 음미할 커피 로스팅할 날이네요.
저는 6가지 생두를 놓고 한주간 단위로 떠오르는대로 로스팅합니다.
추출기기는 저한테 어쩌면 여유가 있을듯합니다. 찾아보고 있으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기기는 유명브랜드라서 믿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찾을 수 있길 바라면서... -
서병익 2020.05.23 16:27예.... 선생님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커피 제대로 내리려면 저도 바리스타 학원을 다녀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마침 청주에도 있긴 한데, 너무 먼 곳에 있습니다....
아니면 시간이 여의치 않으니 책이라도 우선 사와야 하나 싶습니다......^^
아휴..... 선생님 너무 빈틈없이 사십니다.....
그래도 헛점이 조금 보여야 하는 데.......
남편으로도 가장으로도 완벽하신 것 같습니다......^^
올려 주신 글을 읽다보니 저도 커피 내리는 도구를 사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왠지 선생님 계시는 공간에 커피향 그윽할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