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늦은... 소소한 로샤 사용기
앰프: 레벤 - CS-600
CDP: 에소테릭 - K03X
턴: 데논 - DP-A100
포노앰프: 서병익오디오 - 로샤
스피커: 하베스 - shl5
2월의 마지막 날.
청주 청음실에 가서 포노앰프를 여럿 비교청음후 입문기에 해당하는 로샤를 직접
들고 왔습니다. 비가 오던 날이라. 다시 돌아오는 길이 좀 힘들었지만 즐거운 시간 이었습니다.
쏘나레, TCR 등 포노이퀄라이저를 직접 비교하여 들어보고 청음실에서 여러 제품을 들어보는 호강도 누려 보았네요.
서병익 사장님을 만난 건 몇 해 전에 코엑스 오디오쇼에서 였지요.
그 날 쇼에서 직접 소리를 듣고 궁금한 점을 묻고 그 뒤에 여러차례 전화문의만 드렸는데
다시 청음실에서 뵈니 반갑더군요.
솔리드형 포노앰프만 써 보니 아쉬움이 남아 진공관으로 방향을 잡고 여러 제품을 알아봤지만 선택이 폭이 좁더군요.
서병익오디오 제품이야 사실 애호가들 사이에선 많이 거론되는 제품이라. 또 다른 첨언이 필요 없지만
기존 대형공장, 브랜드 제품만 써 봤던 나에겐 작은 모험 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병익오디오에서 다시 소리로 만난 앰프들과 스피커는 '역시' 라는 감탄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연스럽고 순한(?) 음색들이 장시간 음악을 듣곤 하는 저에겐 편안한 시간을 만들어 줄 것 으로 보였습니다.
무거운 앰프들을 이리저리 옮기시며 진지하게 비교청음을 하게 해 주시며 여러가지 조언도 아끼지 않는 사장님을 뵈니
진정으로 '좋아서 하는 일' 의 전형적인 '藝術人' 같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소리적인 측면으론 쏘나레가 저의 소리 취향에 맞더군요.
하지만 현재 CDP가 주 소스기로써 3천 여 타이틀을 들으며 타이달을 보조 소스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LP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 모은 소소한 콜렉션에 여기저기 다닐때 눈에 띄는 중고 음반점이 있다면
습관적으로 산 것들을 포함하여 3~400장 정도 밖에 안되서 보유한 아날로그 소스에 비하여 과다투입 인가 싶어
로샤라는 비교적 부담이 덜 한 포노앰프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보유한 LP에 더하여 추가로 사들인 것 까지 다양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김소희 춘향가, 마리아칼라스, 이문세, 조용필, 바브라스트라이샌드, 미소라히바리, 아키야시로 등 국적, 쟝르 불문
많이 듣고 있습니다.
로샤 앰프의 특징은 역시 자연스러운 타격음과 배음에 있더군요.
물론 하이햇, 트라이앵글 등 금속성 고음도 찰랑거리며 이쁘게 나옵니다.
같은 음원을 CD와 LP로 재생해 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조용필씨의 음악을 LP로 즐겨 들어서 많은 음반이 있지만 이 3집이 백화점식 구성으로 되어있어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CD 에서는 정제되고 부드러운 음색이 좋고 LP에서는 라이브한 느낌이 확 살아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음색을 내줍니다.
물론 로샤의 앰핑이 있기에 더욱 배가 되는 즐거움 이겠지요.
특히 마리아칼라스의 음색을 들어보면 더욱 더 밀도감과 질감에서 아날로그 소스의 우월함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김소희 명창의 소리끝에서 느껴지는 공력과 김죽파 명인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농현 등
아날로그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음색과 배음을 로샤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CD나 디지털만 듣고 있었더라면... 전혀 알 수 없는 그런 새로운 음의 세계.
턴테이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포노이퀄, 포노앰프 가 중요하다는 것을 서병익오디오로 알게 되었습니다.
CD와 LP 비교하며 들어보기. 요즘 재미 있는 놀잇거리 입니다.
어떤것이 더 나을까요?
판단은 각자의 몫 이겠지요. 소스마다 틀리지만 LP 쪽이 조금 더 열려 있는 소리 인것은 확실! 합니다.
이제 더욱 아날로그 내공을 쌓아 포노커브에 완벽히 대응하면서 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다양한 LP를 듣다보니 60년이후 제작된 LP라고 해서 반드시 RIAA 커브로 제작 된 것 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각 제작사 에서 습관적으로 고역을 -16, -11 등으로 만들어 낸 것 아닌지...... 조심스레 의문점이 생깁니다.
고역에서 왜곡된 소리가 난다거나 답답한 소리로 들리는 음반이 꽤 있네요. (이렇게 연주 할 리 없을텐데요.)
1956년 이후 스테레오로 발매된 음반 이라도 반드시 RIAA 커브로 제작 되었다. 하기엔 각 소스 마다. 재생에 한계가
느껴지는 음반이 가끔 있네요. (답답하고 거친소리)
아마도 고역부 조정을 통하여 들어보면 다를 것 이라 예상 됩니다.
서 사장님이 처음 제안 하신대로 TCR SE로 한 방에 할 수 있었지만 로샤를 통해 아날로그를 맛 보았으니
이제 다욱 상위기로 심화학습(?) 해 봐야 겠네요.
매 달 강의를 포함한 미팅을 주최 하신다고 하니 꼭 시간을 내서 청주 나들이 갈 겸 들러 보겠습니다.
이상 소소하고 부끄러운 로샤 청음후기를 마칩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요.
Ps. 지난 달 코엑스 하이파이쇼에서 관객으로 지나다 뵌 서사장님 내외분을 뵈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조만간 또 뵙기를...
Comments4
-
서병익 2018.04.03 08:42
-
가고지비 2018.04.05 20:33
오~~~
아닐로그 애호가 이시군요...
턴 또한 저와 같은 기종 이시구요.
저도 나름 들을 만큼의 LP를 소장 하고서 LP를 많이 듣는 편인데
가장 불만이었던 것이 아무리 카트리지를 바꾸고 바늘 갈이를 하여도
하늘하늘 거려야할 고음이 갈라져서 들린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다 기기를 모두 진공관앰프로 바꾸면서 포노단에도 로샤를 들였습니다.
로샤를 설치하고서 제일 먼저 들었었던 곡이 Nini Rosso의 트럼펫 연주곡인 Il Silenzio 였습니다.
밤하늘의 트럼펫 으로 잘 알려진 곡이죠...
연주가 진행되면서 항상 불만이었던 고음쪽이 갈라지지 않고 쭉~~~ 뼏어나갈 때 그 감동은...
두번째로 들었었던 음반이 Claude Ciari의 클래식기타 연주였었구요...
현의 울림이 귀에 쏙쏙 들어오던 순간 " 바로 이소리야..." 라고 하던 때 가 생각 납니다.
지금은 TCR se 로 업그레이드 하여 사용하고 있으니 로샤와는 소리의 급이 완전 다르죠... ^^
RIAA 커버가 제각각인 LP 때문에 청음에 조금 불편을 느끼시는 모양이신데
이 또한 제가 겪었었던 내용과 일치를 하는 군요.
저는 쏘나레 프리 앰프를 들이면서 문제를 해결 하였답니다.
여유 되시는대로 하나씩하나씩 업그레이드 하시다 보면
분명 좋은 소리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
Langsam 2018.04.06 09:58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같은 턴을 쓰시는군요. 반갑습니다. 흔치 않은 모델이긴 한데...
여담이지만 서병익 사장님도 데논을 쓰시더라구요.
솔리드 포노와는 다른 계열의 소리라고 느꼈습니다. 우열을 가른다고 보기 보단 지향점이 다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앰프에 관도 변화를 줘 보고(EL 34계열) 케이블도 갈아보며 들어 볼 계획입니다.
저도 나중에는 저역, 고역의 등화커브를 대응하는 모델로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음반마다 커브가 틀려서 RIAA 기준 -13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명반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대어(?)들을 그냥 흘려
듣기에는 아까운 측면이 있지요.
소중한 경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80년대 가요앨범의 연주, 녹음 수준이 이렇게 높았다니... 새삼스레 연일 감탄이 이어지는 요즘 입니다.
로샤의 능력이 이럴진대 상위기종은 뭐 말 할것도 없겠지요.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가고지비 2018.04.06 12:39
40~60년 대에 발매된 음반도 소장하시고 계시는 군요.
스테레오 초창기 음반들이지만 등화커버는 분명 제각각 일 겁니다.
서선생님 제품 중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니
별 문제는 아닐 것 같구요...
지금은 솔리드에서 진공관으로 막 넘어 오셨기에
소리에 귀를 적응시키신다 생각하시고 찬찬히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 데논 턴은 중보급 기종 턴 중에
성능도 좋은데다 고장률도 낮아 쓸만한 물건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예... 선생님 저도 반갑습니다..
사용하시다 조금이라도 불편하신 점 있으시면 전화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