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형 포노앰프 로샤
코엑스 전시회로 출발하던 날 새벽,
가경천 둑길을 화려하게 수놓던 살구꽃이 전시회 일정이 끝나고 찾아보니 바닥에 떨어진 꽃잎으로 흔적만을 남겨놓고 있더군요..
7km의 둑길에 심어진 3,000여 그루의 살구나무는 봄이 되면 진한 분홍색의 꽃으로 가경천 일대를 물들입니다.
화려한 꽃의 향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 한 것이 참 아쉽습니다......
로샤입니다.
오늘 완성하였습니다.
그동안 플레누스 MK2를 준비하면서,
또, 전시회 준비를 하느라 제대로 진행이 되지 못했던 점 사과드립니다.
플레누스 MK2도 다음 주에는 작업실에 소개해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다려 주신 고마운 마음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제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로샤는 CR형 등화방식의 포노앰프입니다.
대부분 고가의 포노앰프에 채용되고 있는 CR형 등화방식을 채용한 로샤는 부귀환형 포노앰프를 사용하시는 분의 음질적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제작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마란츠 #7의 포노로 대표되는 부귀환 등화방식의 포노앰프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CR형 등화방식을 채택한 로샤의 음질을 들어 보시면 그동안 사용하시던 포노앰프 음질의 한계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알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부귀환형(NFB형) 포노앰프를 사용하시다,
처음 CR형 포노앰프를 사용하시는 분은 작은 충격으로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역으로 갈수록 가물거리며 들리던 소리가,
유연하게 올라가며 화사하게 들리는 것은 부귀환형 포노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음질이기에 그렇습니다.
앰프의 음질을 추정할 수 있는 항목 중에 과도특성이 있습니다.
CR형 포노앰프가 음질적으로 우수한 이유는 뛰어난 과도특성을 실현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반면, NFB형 포노앰프는 1kHz를 기준으로 20kHz에 이르러서는 -20dB의 감쇠를 실현해야 하고 20Hz에서도 어느 정도의 부귀환을 적용하려면,
1kHz에서는 40dB 이상의 부귀환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의 부귀환을 적용하지 않으면 RIAA 등화곡선이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부귀환이 깊어질수록 비례하여 과도특성은 악화되어 갑니다.
좋은 과도특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부귀환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런 이유로 고음으로 갈수록 해상도가 떨어지며,
예민한 분은 "어딘지 고음에 막이 처져 있는 듯 들린다"고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해상도가 떨어져 고음이 뭉개지는 현상을 고음이 부드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날카롭지 않으며,
유연하게 올라가는 고음과 함께 시원하게 들리는 높은 해상도를 싫어하실 분도 역시 안 계실 것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포노앰프는 부귀환형입니다.
부귀환형 포노를 양산형 포노앰프라고도 합니다.
그 이유는 부품의 성능에 다소의 오차가 있어도,
증폭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찌그러짐이 발생하여도,
부귀환에 의해 개선되기에 그렇습니다.
노이즈 특성을 보아도 부귀환형은 유리합니다.
고음으로 갈수록 부귀환이 깊어져 더욱 개선되기에 그렇습니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특성은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귀환형 포노앰프의 최대의 장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정에 적합하여 대부분의 양산형 앰프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CR형은 같은 회로라도 어떻게 제작되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회로 설계자의 안목과 제작하는 사람의 수준높은 실장기술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CR형 포노앰프의 특징이며,
양산형 앰프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로 인해 흔히 볼 수 없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단지, CR형 포노앰프이기에 음질이 좋아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부귀환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CR형의 경우 더욱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며,
노이즈 대책도 충분해야 합니다.
로샤의 B+전원단에는 서병익오디오의 모든 프리앰프에 적용하여 안정성과 리플 제거능력을 인정받은 FET 리플필터를 적용하여 배터리 수준으로 전원을 공급하였습니다.
그 결과 반도체 포노앰프에 버금가는 높은 S/N비를 실현하였습니다.
12AX7로 구성된 초단 증폭회로와 12AX7로 구성된 드라이브단 회로는 정밀설계하여 부귀환의 도움 없이도 낮은 왜율로 증폭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증폭단과 전원단 모두를 하드와이어링으로 작업하여 가장 이상적인 배선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PCB를 이용한 배선은 평면에서 이루어지지만,
하드와이어링은 3차원적인 배선이 가능해져 이론에 근거한 이상적인 배선이 가능합니다.
일일이 부품에 납땜을 하므로써 고장 발생률도 낮아진다는 부수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로샤의 후면입니다.
죄측에 두 계통의 카트리지 입력을 받을 수 있는 RCA단자가 있습니다.
두 대의 턴테이블을 사용하시거나 내부에 승압트랜스를 실장하는 경우를 고려하여 마련하였습니다.
중앙에는 출력 단자가 있으며, 우측으로는 AC인렛이 있습니다.
로샤의 전기적 제원입니다.
형식: CR형 등화회로를 탑재한 무귀환 포노앰프
1. 증폭도: 180배 1KHz 기준
2. 논클립 출력전압: 44V
3. 사용 진공관: 12AX7(텅솔복각) * 3, 6CA4 * 1
4. 크기: W390 D350(단자류 포함) H93mm
이번에 제작된 로샤에는 텅솔 복각 12AX7을 사용하였습니다.
그결과 이득이 조금 줄어 180배를 기록하였습니다.
텅솔 복각관의 이득이 조금 낮아 보입니다.
히어링 테스트 결과 텅솔 복각관의 음질이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이득이 줄면서 생기는 음질의 변화인가 봅니다.
로샤의 음질은 높은 해상도에 유연하게 그려지는 고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풍성한 저음이 매력적입니다.
CR형 포노앰프 로샤의 음질을 청음해 보시길 권유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