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10W+10W EL84 푸시풀 인티앰프 델리카투스 GE
델리카투스 GE 2대입니다.
오늘 완성하였습니다.
1대는 주문받은 것이고 1대는 청음실용으로 제작하였습니다.
6월 초 청음실에 있던 델리카투스 GE를 판매하게 되어 청음 하러 오셔도 델리카투스 GE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델리카투스는 2009년 6월 출시된 이후 여러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지금은 GE버전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출시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제작되면서 국민앰프라는 애칭도 얻었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신모델이 쏟아지는 오디오 업계에서 하나의 모델이 15년 동안 제작되는 성과를 이룬 것은 델리카투스 GE의 음질을 높이 평가해 주신 여러분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EL84의 음색은 독특합니다.
상큼한 듯한 느낌도 들고 고음에서 특유의 음색으로 들립니다.
이런 이유로 EL84를 채용한 앰프를 찾으시는 분이 계시지만,
제작사 입장에서는 상시 제작하는 모델로 출시하기가 쉽지는 않은 진공관입니다.
진공관 외형이 그리 크지 않으니 당연히 플레이트 손실(또는 전력)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니 큰 출력을 뽑아낼 수 없습니다.
푸시풀로 구동하여 최대 17W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큰 출력의 EL34 앰프를 설계, 제작하는 시간이나 과정이 EL84 앰프를 설계, 제작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수익을 중시하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출시하기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수입되는 앰프 중에 EL84 앰프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EL84에는 매력적인 음색이 있습니다.
수익을 생각한다면 제작하기 어렵겠지만, EL84의 매력적인 음색을 알고 계시는 오디오 마니아에게 선물을 드린다는 마음으로 제작하였습니다.
회로 설계를 하면서
EL84의 매력적인 음색을 최대한 구현할 수 있도록 A급으로 구동하였고 그로 인해 출력은 줄어져 10W가 되었습니다.
EL84를 푸시풀로 구동하면 최대 17W까지도 뽑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델리카투스의 설계 목표는 고음질이므로 A급으로 구동하였습니다.
델리카투스의 초단 증폭은 쌍 3극 전압 증폭관인 ECC83S/ 12AX7로 합니다.
ECC83S/ 12AX7은 가장 진공관다운 음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진공관은 아주 작다는 뜻인 마이크로 진공관으로 줄여서 MT 관이라고 합니다.
ECC83S/ 12AX7은 처음부터 오디오용으로 개발되어 선형특성이 매우 우수하고 최대 약 50배 정도의 이득을 취할 수 있으며, 달콤한 음색이 특징입니다.
ECC82/ 12AU7은 쌍 3극 전압 증폭 및 드라이브 증폭관으로 주로 사용합니다.
증폭도는 약 12배 정도이며 차분하고 세련된 음색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델리카투스에서는 EL84를 드라이브하는 전압을 증폭하는 드라이브관으로 사용합니다.
이 드라이브단은 푸시풀 앰프에서 반드시 필요한 위상반전을 동시에 수행하는데 무조정으로 완벽하게 위상을 분리해 내는 디퍼런셜 위상분리 회로를 채용하였습니다.
델리카투스를 제작하며 저렴한 부품으로 원가 절감하였다면 선물을 드린다는 말씀은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델리카투스 뿐만이 아니라 서병익오디오의 모든 제품은 고급 부품들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에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본분이 있을 것입니다.
오디오 기기 제작사라면 당연히 고음질의 오디오 기기를 가능한 한 낮은 가격으로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이 본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초기 음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년변화가 적은 고급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자의 소명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창업부터 생각하여 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널리 알리지 않으면, 결국 알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 그렇게 느낍니다.
수년 전부터 서병익오디오 기기를 수령하신 분께서 콘덴서를 바꾸면 소리가 좋아진다고 주장하신 분이 계시고 이후에도 콘덴서를 바꾸어 소리가 좋아졌다는 글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별다른 조치나 필요한 안내를 하지 않은 이유는 콘덴서를 바꾸어도 소리가 좋아지지는 않지만,
나빠질 이유도 없기에 굳이 나설 이유가 없어서입니다.
오디오를 좋아하고 납땜 정도 할 줄 안다면 바꿔 보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주장으로 시작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콘덴서를 바꾸면 음질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이런 주장은 빈티지 기기에서 경년 변화로 용량이 크게 줄어진 페이퍼 오일콘덴서를 요즘 콘덴서로 교체하였더니 좋아졌다는 내용에 한합니다.
이런 경우 콘덴서의 교체는 확실히, 그리고 대단한 효과가 있습니다.
안 나오던 저음이 설계 당시의 특성대로 잘 나옵니다.
그 이유는 빈티지 기기는 출시된 지 4~50년 된 제품이 대부분이어서 오랜 세월 속에 페이퍼 오일콘덴서의 용량이 줄어져 그렇습니다.
페이퍼 콘덴서의 용량은 오랜 세월 속의 경년 변화로 최초 용량의 1/10로 줄어진 사례도 있으며 절반 이하로 줄어진 사례는 거의 대부분입니다.
콘덴서 좋은 것을 사용하면 음질이 좋아진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작하시는 분이 만든 앰프가 세상 제일 좋은 음질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작을 하게 되면 인생 역작을 만들기 위해 좋다고 소문난 부품들을 모아 만듭니다.
그리고,
콘덴서가 좋아서 음질이 좋아진다면
어렵게 오디오 회로를 연구할 필요가 있을까요..!!
은으로 만든 콘덴서 붙이고, 오일콘덴서 붙이면 소리가 좋아진다는데...
누군가의 잘못된 주장도 수십 년 반복되면 그럴듯하게 들리기 마련이고 누군가는 동조하기 시작합니다.
주장은 누구라도 할 수 있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분에게 질문하면 됩니다.
누군가...
콘덴서가 좋아서 음질이 좋아진다고 주장한다면...
1. 어떤 원리로 좋은 콘덴서를 사용하면 음질이 좋아집니까...?
2. 좋은 콘덴서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이 필요합니다.
콘덴서가 좋아서 음질이 좋다고 주장하였다면 이 두 가지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할 것입니다.
콘덴서의 구조와 작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처음부터 그런 주장은 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좋은 콘덴서의 기준은 용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용도에 부합하는 콘덴서입니다.
가령, 커플링 콘덴서는 내압이 충분히 높은 것이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콘덴서는 직류와 음악 신호인 교류 성분이 중첩되어 있을 때 직류는 차단하고 음악 신호만 다음 단으로 넘겨주는 작용을 합니다.
즉, 이런 용도이기에 커플링 콘덴서라 합니다.
진공관 회로는 증폭 작용을 하기 위해 250V에서 500V 정도까지 매우 높은 B+ 전원 전압을 사용하고 있어 만약 내압이 낮으면 콘덴서 내부가 단락 될 수 있으며,
만약, 단락 된다면 높은 B+ 전원 전압이 그대로 다음 단으로 넘어갑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큰 고장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커플링 콘덴서는 B+ 전원 전압의 두 배 이상을 사용해야 안전합니다.
전기적 특성면에서 본다면,
이 시대 최고의 콘덴서는 폴리프로필렌 메탈라이즈드 콘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 콘덴서를 사용하면 음질이 좋아진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콘덴서는 반드시 사용한 유전체를 모델명(또는 형명)으로 합니다.
폴리프로필렌을 유전체로 사용하여 폴리프로필렌 콘덴서입니다.
세라믹을 유전체로 사용하였다면, 세라믹 콘덴서입니다.
종이와 오일을 사용하여 만든 콘덴서는 페이퍼 오일콘덴서인데 줄여서 오일콘덴서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콘덴서의 이름을 알면 전기적 특성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콘덴서는 구조에 따라 반드시 어느 정도의 코일(인덕터) 성분을 갖습니다.
(유전체의 구조상 인덕터 성분이 근본적으로 없는 세라믹 콘덴서 또는 마이카 콘덴서도 있습니다.)
반면, 코일은 어느 정도의 콘덴서(캐패시터) 성분을 반드시 갖습니다.
이를 분포용량이라 합니다.
좋은 콘덴서란..!!
결국 인덕터 성분이 없거나 적은 콘덴서를 말합니다.
콘덴서에서 인덕터 성분을 없애는 것이 콘덴서의 주파수 특성을 향상하는 유일한 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의 방법이 고안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코일은 캐페시터 성분이 없는 코일이 좋은 코일입니다.
이렇듯 콘덴서를 이해하려면 코일의 작용을 알아야 하며, 코일을 이해하려 해도 콘덴서의 작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좋은 콘덴서의 또 하나의 조건은 경년 변화가 적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좋은 기기의 초기 음질이 오래도록 유지되려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나타나는 성능 저하가 적어야 할 것입니다.
부품의 성능을 나타내는 항목 중에 경년 변화가 적은 부품이 좋은 부품인 이유입니다.
오디오 기기는 전자공학을 근거로 제작된 전자기기입니다.
당연히 부품도 좋아야겠지만, 오디오 역사는 회로 개발의 역사라고도 합니다.
초창기 회로와 지금의 회로는 아주 다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음질입니다.
따라서 오디오 기기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규명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에 관련된 여러 현상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쉬운 내용을 어렵게 말씀드렸을 수도 있지만,
콘덴서 하나만 바꿔도 음질이 좋아진다는데....
50년 이상 오디오 공부를 한 기술인이 그걸 몰랐을까.... 하는 의심 한 번쯤 하신다면
콘덴서를 바꾸는 일이나 또 그것에 현혹되는 일은 없지 않으실까..... 하는 마음에 긴 글 올렸습니다....
이렇게 개조된 중고를 구입하시면 수리비가 많이 나옵니다...
서병익오디오 제품을 중고로 구입하실 때는 반드시 개조 여부를 확인해 주십시오....
끝으로 서병익오디오의 모든 캐소드 바이패스 콘덴서는 330uF 16V의 고분자 고체 콘덴서를 사용합니다.
OS-CON이라고도 합니다.
일본의 산요에서 발표한 콘덴서인데 지금은 삼화콘덴서에서도 만듭니다.
이 알루미늄 고분자 고체 콘덴서는 주파수 특성이 뛰어난 콘덴서입니다.
탄탈 콘덴서도 특성이 좋지만, 비교되는 모든 전기적 특성이 탄탈 콘덴서보다 월등합니다.
특히, 캐소드 바이패스용 콘덴서의 용량은 적어도 16V 330uF가 필요한데 정작 탄탈 콘덴서 중에서는 이런 용량을 구입하지 못합니다.
탄탈 콘덴서의 구조상 이런 대용량을 만들기 어려워 그렇습니다.
굳이 이런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지만,
이 콘덴서를 떼어내고 탄탈 콘덴서로 바꾼다는 말이 있어 제작자로서 이 내용을 알립니다.
간단하게나마 콘덴서에 대한 말씀을 드렸지만,
오디오를 즐기며 콘덴서와 코일의 작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공연한 주장에 휘둘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콘덴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서병익오디오tv의 "마니아를 위한 오디오 이론"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심연* 선생님의 델리카투스 GE입니다.
3일간의 히어링 테스트가 끝나는 월요일(7월3일) 이후 언제든지 납품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델리카투스 GE는 청음실용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언제든지 작업실로 오시면 델리카투스 GE를 청음 하실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