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앰핑 겸용 2웨이/ 3웨이 패시브 스피커 SP-03 SE2
멀티앰핑용 스피커와 패시브 스피커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2웨이 및 3웨이 스피커 SP-03 SE2입니다.
SP-03은 2009년 출시되었으며,
출시 후 15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꾸준히 개선이 이루어져 지금은 SE2 버전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SP-03의 고풍스러운 디자인은 국내 천만 영화와 각종 드라마에 협찬하여 널리 알려졌기에 오늘은 스피커 유닛 구성과 전기적 특성에 대해 소개해 올립니다.
SP-03 SE2는 중음이 매력적인 풀레인지 스피커를 기반으로 부족한 저음은 15인치 우퍼가 담당하고 부족한 고음은 트위터가 담당하여 전대역에 걸쳐 밸런스 좋은 음질을 목표로 제작되었습니다.
오디오 마니아 중에서는 풀레인지 스피커의 매력에 빠지신 분도 많으실 겁니다.
풀레인지 스피커의 음색은 통상의 스피커와는 분명 다릅니다.
풀레인지 스피커로 유명한 유닛이 많이 있지만
특히, 로더 스피커가 중음역대의 음질로는 최상이라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얇은 종이막 콘지에서 나오는 하늘거리는 중음 대역이 부드럽고 사실감 있게 들려서입니다.
수프라복스도 유명하지만,
음색에 대한 느낌은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풀레인지 스피커는 제조사를 불문하고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단점이 없었다면 2웨이 또는 3웨이 구성의 스피커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스피커 유닛은 구조상
저음이 잘 나오려면 구경이 커야 합니다.
반면, 고음이 잘 나오려면 구경이 작아야 합니다.
이런 상반된 구조 속에서 저음과 고음이 동시에 잘 나오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합니다.
풀레인지 스피커의 고음과 저음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는데,
고음의 특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콘지 중심부 주변에 주름을 두어 높은 주파수는 작은 주름 안에서 동작하고 낮은 주파수는 전체 콘지를 흔들 수 있도록 하는 방법, 그리고 콘지 중앙에 작은 모양의 콘지를 하나 더 붙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조치만으로도 고음 특성이 상당히 개선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향상된 고음은 매끄러운 모양은 아니어서 세련된 고음이라고 할 수는 없고 풀레인지 스피커에서 이 정도의 높은 주파수대역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라는 점에서 만족하는 수준입니다.
만약, 풀레인지의 고음 특성이 훌륭하였다면
고음 전용의 트위터 스피커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풀레인지 스피커의
저음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유닛의 구경을 키우면 고음 특성이 열화하므로 무작정 크게 할 수 없습니다.
고음 특성까지 고려한다면 결국 8인치 정도에서 만족해야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저음 대역을 신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인클로저가 고안되었습니다.
그중 후면에서 방사되는 저음을 긴 미로를 통해 증강하는 백로드형 인클로저가 단연 발군입니다.
3M에 이르는 긴 통로를 거쳐 방사되는 백로드형 인클로저에 탑재한 풀레인지 유닛의 저음은 때로는 과잉이 염려될 정도로 풍성합니다.
백로드형 스피커의 단점은
전면에서 방사된 저음과
3M에 이르는 긴 터널을 통과해 나오는 저음이 중첩되는 주파수 대역인 약 200Hz 전, 후에서 산과 골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백로드형 스피커는 저음의 양은 충분하지만, 다소 소란스러운 저음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모든 스피커 유닛은 분할 진동을 합니다.
분할진동이란...!!
물리적인 콘지의 움직임이 전기적인 신호에 따라 순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스피커에 가해지는 신호는 +위상과 -위상이 교차합니다.
+신호가 스피커에 가해지면 스피커의 콘지는 앞으로 이동하고 -신호가 가해질 때는 콘지가 뒤로 이동하면서 소리가 나는데
주파수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물리적인 움직임이 전기적인 신호에 순응하지 못하는 주파수 대가 나타납니다.
이 주파수 대에서는 콘지가 앞으로 못 가고 뒤로도 이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심하게 떨리게 되는 데 이런 현상을 분할진동이라 하고 이 주파수 대역을 분할진동 대역이라고 합니다.
분할진동이 발생하는 대역의 소리는 원래의 소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다른 말로는 착색이 되었다고도 하는데 풀레인지 스피커에서는 이를 기꺼이 수용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음질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분이 풀레인지 마니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스피커 유닛의 구조상 대부분 이런 분할진동 대역을 가지고 있으며
2웨이 또는 3웨이 패시브 스피커 시스템이 고안된 이유가 분할진동 대역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SP-03 스피커는 풀레인지 스피커의 장점은 취하되 부족한 부분은 별도의 전용 유닛을 사용하여 전대역을 고르게 재생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 및 제작되었습니다.
중음 대역은 매력적인 음색의 로더 PM6A 스피커를 사용하고 저음은 15인치 우퍼가 담당합니다.
풀레인지 스피커의 분할진동 대역에 이르기 전에 차단하여 그 이상의 주파수는 고음용 트위터가 담당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런 구성으로 인해
SP-03 스피커를 들어보면 15인치 우퍼에서 나오는 풍성한 저음을 기반으로 PM6A 특유의 하늘거리는 중음과 함께 모렐 실크돔 트위터에서 빚어지는 부드러우면서도 한없이 올라가는 고음이 매력적입니다.
SP-03 SE2는
후면의 스위치를 전환하여 2웨이 및 3웨이 패시브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웨이 스피커인데 굳이 2웨이 스피커로 들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분할진동으로 나타나는 착색을 즐기는 방편 중 하나입니다.
장르에 따라 또는
조금 다른 음색이 생각날 때 2웨이와 3웨이를 선택하여 들어 보시면 다양한 음색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2웨이 및 3웨이 전환 스위치가 보입니다.
그 옆에 있는 단자들은 멀티앰핑을 할 때 사용하는 단자입니다.
우측이 패시브 모드,
좌측이 멀티앰핑을 할 때 사용하는 멀티모드 단자들입니다.
오디오를 즐기다 보면
언젠가는 멀티앰핑을 구축하여 나만의 음질로 오디오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근래 이런 동경을 현실화하여 멀티앰핑을 구축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멀티앰핑을 하기 위해서는 채널 디바이더와 멀티앰핑을 구현할 수 있는 스피커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수입되는 양산형 스피커 중에서 멀티앰프를 고려해서 제작된 스피커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평상시 2웨이 및 3웨이 패시브 스피커 시스템으로 사용하다
언제든지 멀티앰핑용 스피커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SP-03 SE2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SP-03 SE2를 완성 후 청음실에서 히어링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 찍은 사진입니다.
김** 선생님의 SP-03 SE2입니다.
지난 5월 30일(목) 납품되었습니다.
스피커 SP-03 SE2를 소개하는 글이지만, 장식용 수식어를 사용하지 않아 재미없는 글일 수도 있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하지 않았지만, SP-03 SE2에서 재현되는 음질을 들어 보신다면 더 이상의 스피커를 찾기 결코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고맙습니다.